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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당신은 어떤 신분의 사람?" "지금 신분보다는 높은
인간, 하지만 현재 처지도 나쁘지는 않죠. 근본은 신사입니다."
틀림없이 그럴꺼야, 그 구변, 그 얼굴, 그 체격, 거동, 마음씨
그 어느것 하나 빠짐없이 이만저만 지체가 있는 집안의
사람이 아닌걸. 안돼요. 조급하게 굴어서는 안돼.
주인과 하인의 자리가 바뀌지 않고서는 안 되는 노릇.
난데없이 상사병에 걸리다니, 아마 그 젊은이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이 마음속에 숨어 들어온 모양이지.
도리 없이 될 대로 되랄 수밖에..이봐요, 말보리오!
(말보리오 다시 등장) 아까 그 건방진 심부름꾼,
공작의 심부름꾼 말이예요. 그 뒤를 따라가요.
내겐 물어보지도 않고서 이 반지를 두고 갔어. 가서 이런 것을
받지 않는다고 말해줘요. 그리고 주인에게 가서 쓸데없는 안심을
시키거나 괜스런 희망을 갖게 하질 말라고 다짐해 줘요.
나는 그이가 싫으니까.
그리고 젊은 사람이 내일 여기 올 일이 있다면
내가 그 이유를 말해주겠다고 말해줘요.
자, 빨리 가 봐요, 말보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