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기학원 gma-남자독백 - 오영진 작 [맹진사댁 경사]중에서 미언

광주연기학원 gma-남자독백 - 오영진 작 [맹진사댁 경사]중에서 미언

놀라지 마시오. 이번 일을 이렇게 꾸민 사람도 실상은 나였소. 내가 그 같이 꾸몄던 것이오. 명정 숙부로 하여금 내가 절뚝발이라고 소문을 내게 한 것도 기실은 나였소. 사람의 마음, 더욱이 여자의 마음, 그 마음의 참된 무게와 깊이가 알고 싶었던 것이오. 병신이라든가 거지라든가 돈이 있다든가 없다든가 이것은 모두가 겉치레일 뿐이오. 이러한 부자나 영화에 취한 사람들하고도 사귀어 볼 만큼 사귀어 봤고, 그 마음씨의 천박함에는 진절머리가 나도록 겪은 나요. 내가 참으로 찾던 마음씨는 당신과 같은 참된 사람이오. 어떤 불평이라도, 어떤 괴로움이라도, 어떤 불안이라도 박차고 이겨 나갈만한 꼿꼿한 마음씨, 꼿꼿한 진실이 당신에게 있는 것을 나도 숙부를 통해서 잘 알았소. 당신이야말로 내가 찾던 아내요, 내가 구하던 배필이오. 이제야 참된 사람에게 내 손길이 스치어 보는 것같이 그윽한 행복을 느끼는 바요.